과속방지턱/서하
누군가
이 길 지나간 사람이 만들었을 길의 마디,
노란 낮과 하얀 밤,
한 번씩 그어진 저 빗금을 어쩌나
브레이크만 살짝 밟았는데
실직 한 달째,
아직도 실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계기판 바늘은 고개 숙인 그것처럼 고꾸라지고
트럭에 낀 것처럼 긴장한다
생의 한나절 달려 보지도 않았는데
속도를 쓰다듬어야 할 시간
차는 천식기침처럼 쿨럭이고
봄을 압송 중인 햇살 비스듬히 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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