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먹은 죄

by 광적 2008. 5. 14.

      먹은 죄 / 반칠환

 

새끼들에게 줄 풀벌레 잡아오던

지빠귀를 새매가 나꾸어 갔다

가까스로 허물 벗은 날개 말리던

잠자리를 물총새가 꿀꺽 삼켜 버렸다

오전에 돋은 새싹을 다람쥐가 갉아먹는다

그러나 어느 유족도 복수를 꿈꾸지 않는다

다 먹은 죄가 있기 때문이다

한없이 슬퍼도 적막한, 푸른 숲 속의 일이다

 

현대시학 (2007년 8월호)

'좋아하는 문학장르 > 좋아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벼/이성부  (0) 2008.05.17
흰긴수염고래  (0) 2008.05.15
다국적 똥  (0) 2008.05.14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0) 2008.05.13
별을 쳐다보며  (0) 2008.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