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일 / 김영식
사고 어선이 입항하자
머뭇거리던 여자 얼굴에 쓰나미가 급습했다
폐그물 같은 슬픔을 들고 있던 밀랍의 표정이
와락! 제 심해에서 울음자락을 꺼냈다
청천벽력은 젊은 여자의 눈에서 코로 다시 입으로
산더미처럼 범람했다 걷잡을 수 없는 절망이 쯧, 쯧,
슬픔을 에워싼 사람들을 한꺼번에 휩쓸어버릴 듯 요동쳤다
누군가 조심스레 위로를 건넸지만 그녀는
노을과 흐느낌이 뒤범벅된 안면을 구겨
토네이도 같은 울음 기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처음엔 여자가 입 벌려 수천 개의 여자를 토해냈다
폐선처럼 컥컥거리는 여자의 입 밖으로
죽은 물고기와 날개 부러진 새 떼들이 쏟아졌다
울음의 갈퀴는 뒷걸음치는 해안선의 멱살을 움켜잡고
어스름 속으로 달아나려는 수평선의 덜미를 낚아챘다
천둥소릴 내다가 폭풍우를 퍼붓다가
그때마다 예보 없는 지진처럼 흔들리는 어판장
등에 갓 난 울음을 업고 젖은 선창
바닥을 때리며 제 몸의 벼랑을 쥐어뜯으며
소용돌이치는 난파 속으로 캄캄한 섬 하나
오래 익사하고 있었다
사고 어선이 입항하자
머뭇거리던 여자 얼굴에 쓰나미가 급습했다
폐그물 같은 슬픔을 들고 있던 밀랍의 표정이
와락! 제 심해에서 울음자락을 꺼냈다
청천벽력은 젊은 여자의 눈에서 코로 다시 입으로
산더미처럼 범람했다 걷잡을 수 없는 절망이 쯧, 쯧,
슬픔을 에워싼 사람들을 한꺼번에 휩쓸어버릴 듯 요동쳤다
누군가 조심스레 위로를 건넸지만 그녀는
노을과 흐느낌이 뒤범벅된 안면을 구겨
토네이도 같은 울음 기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처음엔 여자가 입 벌려 수천 개의 여자를 토해냈다
폐선처럼 컥컥거리는 여자의 입 밖으로
죽은 물고기와 날개 부러진 새 떼들이 쏟아졌다
울음의 갈퀴는 뒷걸음치는 해안선의 멱살을 움켜잡고
어스름 속으로 달아나려는 수평선의 덜미를 낚아챘다
천둥소릴 내다가 폭풍우를 퍼붓다가
그때마다 예보 없는 지진처럼 흔들리는 어판장
등에 갓 난 울음을 업고 젖은 선창
바닥을 때리며 제 몸의 벼랑을 쥐어뜯으며
소용돌이치는 난파 속으로 캄캄한 섬 하나
오래 익사하고 있었다
'좋아하는 문학장르 > 좋아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검뿐인 생/이정록 (0) | 2008.06.23 |
---|---|
태백산행/정희성 (0) | 2008.06.23 |
뻐꾹, 속다 / 복효근 (0) | 2008.06.22 |
동천(冬天) / 서정주 (0) | 2008.06.22 |
남해 금산/이성복 (0) | 2008.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