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손 / 노혜경
손톱 밑에 때가 꼈다고 손바닥 맞고 돌아온 저녁에 물어 보았지.
엄마 엄마, 선생님의 그 권력은 어디서 온 거냐구.
그건 권력이 아니라 사랑이란다, 얘야.
어린 제가 잘 자라도록 물도 주고 잡초도 뽑아 주는, 아암, 사랑이고말고.
사랑은 내가 깨끗하길 바라고
사랑은 내가 조용하길 바랐어
사랑 때문에 난 줄을 잘 서고
사랑 때문에 난 인사도 잘 했어
사랑 없이 살기란 얼마나 어려웠던지
너무 많은 사랑을 받은 내 손
중국 여자의 발처럼 귀여운
내 작은 손
당신이 날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난 울었어
그 무서운 사랑이 다시 내게 오다니
이젠 내 손톱은 항상 깨끗한데.
'좋아하는 문학장르 > 좋아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투(花鬪) / 최정례 (0) | 2010.05.07 |
---|---|
3월 / 조은길 (0) | 2010.05.07 |
Personal Computer/최영미 (0) | 2010.05.07 |
언덕 위의 붉은 벽돌집 / 손택수 (0) | 2010.05.06 |
붉은 호수에 흰 병 하나/ 유병록 (0) | 2010.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