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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버럭론/임경묵

by 광적 2020. 12. 23.

버럭론/임경묵

 

 

 

봄볕이 며칠째 몽우리를 만지작거리니까

목련이 제 가슴을 확 보여 주었다

애기똥풀도 놀라서 길섶에 꽃을 토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공부가 힘들다고 했더니

아버지가 딱 한 번 버럭 하셨는데

조촐한 세간들이 좁은 마당을 함부로 날아다녔다

 

그 후로 공부가 힘들지 않았다

오래 참았다가 한 번에 터트리는 것은 아름답다

상수리나무가 빛나는 열매를 내려줄 때는

갈바람이 나무의 뺨을 갑자기 후려칠 때다

그래야 단풍도 붉으락푸르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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