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127 사마르칸트 공동묘지/홍사성 사마르칸트 공동묘지/홍사성 인생은웃음과 눈물로 가득한여행 이렇게 될 줄알았으면진작 착하게 살 걸 세상의모든 후회가여기에 묻혀 있다 2025. 3. 9. 연/이행숙 연/이행숙 어머니, 이제 그만 나를 좀 놓아줘요 이눔아, 세상 그리 만만헌 거 아니다. 연자새에 달려서 내 눈앞이 있을 때 그나 마 젤루다 안전허지 않겄냐. 니 멋대로 이 연줄 매정허게 끊어내고 칠렐레 팔렐레 바람 따라 길 떠나믄 니 앞길 꽃향기만 실려올 줄 안다마는, 첨이사 좋겄지. 자유롭 게 떠댕김서 새 하늘 새 땅이라고 눈도 돌아가겄지만 그거 얼매 못 간다. 지금껏 널 띄웠던 바로 그 바람 놈이 아무런 설명 없이 니 손을 놔 버리믄 너는 하릴없이 진창에 박히는 겨. 허니 더는 욕심일랑 내덜 말고 이어진 연줄만큼이 분복인 줄 알 어라 잉 고만큼이 너한티 허락된 하늘잉께. 그래도 가볼라네요 광활한 저 하늘로 2025. 3. 3. 기다린다는 것/박희정 기다린다는 것/박희정 아침밥이 자작하게 뜸이 들 때까지 창밖의 목련꽃은 눈을 뜨지 않았다 그런 날 시간마저도 구름에 가려버렸다 예고 없이 내린 비로 우산은 서툴렀고 비켜 가는 약속으로 거리는 다 젖었다 끝내는 너에게 가지 못해 퉁퉁 불은 신발들 기다림은 천천히 안부를 잊어가는 것 빗물이 그늘 쪽으로 덧난 상처 덮어줄 때 무너진 짧은 웃음이 바람처럼 다가왔다 2025. 3. 3. 몸 꽃/이복현 몸 꽃/이복현 주물공장 컨베이어에 휘감겨 죽은 김 씨 보랏빛 수국이 피어난 몸뚱이서 수십 년 뼈를 적셔온 기계 소리 들린다. 하루치의 삶을 위해 목구멍을 돌보던 일 그것조차 다 못하여 쫓겨난 시간 밖의 못다 핀 꿈이 뭉개져 피어난 꽃 멍울들 가없이 푸른 하늘 무심히도 입 다물고 흰 구름 넋도 없이 제멋대로 흐르는데 갈 곳을 잃은 절규만 허공을 맴돈다. 2025. 3. 3. 이전 1 2 3 4 ··· 78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