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빈 들/ 정수자

by 광적 2008. 3. 6.

빈 들 / 정수자

 

 

일을 마친 소처럼 순하게 엎드린 들판

지친 숨소리에 하늘 가만 내려와

더불어 들을 쓸면서 끄덕이고 있다



반추의 안개 속에 반쯤 풀린 눈빛이여

여름내 바삐 달린 잔도랑물 뉘어주고

집 놓고 떠돈 낟알들 묻어주는 큰 집이여



미꾸라지 샅에 들고 새떼 먼길 갈 동안

진기 빠진 흙 당겨 촘촘히 다질 동안

타관의 춥고 멍든 발 하마 올까, 귀 모은다

'좋아하는 문학장르 > 좋아하는 時調'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은/정휘립  (0) 2008.03.06
가구가 운다, 나무가 운다/이정환  (0) 2008.03.06
교감交感2/장수현  (0) 2008.03.06
땡볕/송정란  (0) 2008.03.06
섬진강 은유/홍준경  (0) 2008.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