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레옥잠 / 신미나
몸때가 오면 열 손톱마다 비린 낮달이 선명했다
물가를 찾는 것은 내 오랜 지병이라, 꿈속에도 너를 탐하여
물 위에 空房 하나 부풀렸으니 알을 슬어 몸엣것 비우고 나면 귓불에
실바람 스쳐도 잔뿌리솜털 뻗는 거라 가만 숨 고르면 몸물 오르는
소리 한 시절 너의 몸에 신전을 들였으니
참 오랫만에 당신
오실 적에는 불 밝은 들창 열어두고 부러 오래 살을 씻겠네 문 밖
에서 이름 불러도 바로 꽃잎 벙글지 않으매 다가오는 걸음소리에
귀를 적셔가매 당신 정수리에 위에 뒷물하는 소리로나 참방이는 뭇
별들 다 품고서야 저 달의 맨낯을 보겠네
[200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