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단] 4월, 명지산 /김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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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빙점을 재던 하얀 커튼 활짝 열고 플라스크, 비커마다 시약 듬뿍 따라 넣고 눈 시린 색채의 분산 불꽃반응 실험 중인 山 무채색 언어만 모아 原色 들꽃 피워내며 카메라 렌즈 향해 봄을 확확 뿌리는 한낮 계곡은 절정을 맞는다, 탄성 마구 질러댄다 ▶시작 노트- 명지산은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수려한 산. 20여 년 전 가평고 과학 교과를 가르쳤다. 그때 어떤 화합물을 태울 때 나오는 불꽃 색깔로 그 속에 포함된 원소를 알아내는 실험이 있었다. 봄에 명지산 등반 중 여러 색깔로 만개한 꽃들을 보고 가슴이 뛰었다. 마치 온 산이 과학실이 되어 불꽃반응 실험을 하는 것 같았다. 사계절의 절정은 세상의 들꽃이 폭발하여 온 산에 불을 놓는 4월이 아닐까. ▶약력- 제9회 금호시조상 우수상. 200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현재 경기도 고양시 덕양중학교 교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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