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십자가의 묘지 / 김경민
어두운 경인 고속도로 달려가면
먼 데 벌판 가득히 빛나는
교회 첨탑 위의 붉은 십자가
차 안의 사람들 반은 졸고
반쯤 죽은 사람들 얼굴 위에
무덤처럼 즐비하게 떠오르는
붉은 십자가의 교회
어딘가 제 정처를 향해
달려가는 버스 양편 어둠에서
일정하게 다가와 이내 스쳐가는
저 빈혈의 가등 사이로
쇠사슬과도 같이 버스와 나를 끌고
세상이란 거대한 묘지를 향해
달려가는 붉은 십자가의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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