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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붉은 십자가의 묘지/김경민

by 광적 2008. 6. 7.

붉은 십자가의 묘지 / 김경민

 

어두운 경인 고속도로 달려가면

먼 데 벌판 가득히 빛나는

교회 첨탑 위의 붉은 십자가

차 안의 사람들 반은 졸고

반쯤 죽은 사람들 얼굴 위에

무덤처럼 즐비하게 떠오르는

붉은 십자가의 교회

어딘가 제 정처를 향해

달려가는 버스 양편 어둠에서

일정하게 다가와 이내 스쳐가는

저 빈혈의 가등 사이로

쇠사슬과도 같이 버스와 나를 끌고

세상이란 거대한 묘지를 향해

달려가는 붉은 십자가의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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