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 6 / 김송배
모든 관념은 바라볼 뿐이다
이완된 은빛 언어
허물어져 버린 그리움
이미 퇴색되어 쓸모없는 순수
모두 짓밟아버린 채
오늘은 그냥 두고 바라볼 뿐이다
어느 날 사람들은
모든 관념은 오로지 부유물일뿐이라고 했다
한 생명이 좌표를 잃고
어차피 옥죄는 영혼의 해방
영글 수 없는 사랑의 구도 앞에서
웅크린 채 반문하는 그 시각에는
마치 죽어있는 것들도
그렇게 기도하듯 바라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