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 시대에는 연애라는 것도 없었고 거의 남녀가 손만 잡아도 (정말? ㅋㅋㅋ) 애가 생기고 결혼을 하였다. 기억하기로 90년대 드라마 속 여자들은 혼전 임신을 하면 설사 그 놈이 싫을지라도 임신 = 결혼이였다. 그런 드라마를 보면서 '맞아, 애를 위해서 대충 좋아하는 사람이면 결혼을 해야지. 그게 맞아' 라는 생각을 했었다. 헌데 21세기로 넘어오면서 그 양상은 급격한 변화를 보인다.
그녀들은 임신과 결혼에 경계선을 확실히 그었다. 예전에 무릎꿇고 싫다던 남자에게 매달리던 여자는 사라지고 남자가 결혼하자고 애원하기도 하고 임신소식에 당연히 결혼으로 가는 남자를 붙잡고 '이봐, 너 어디가? 난 아니거든! 애는 애고 내 인생은 따로 챙겨야지. 노 땡스 패키지' 라고 말하는 부모님들이 보면 참 기가차고 대책 안 서는 여자들이 늘어났다. 심지어 얼마전에는 임신을 목적으로 하룻밤을 간절히 소원하는 그녀도 드라마에 등장했다. 임신과 결혼의 격변기다.
처음 그 격한 변화에 적응기가 필요했다. 아니 지가 좋아서 연애하고 애가 생겼으면 남자도 괜찮구먼 왜 결혼은 안 한다는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하지만 그녀들은 그 혼란한 상황에서 '잠깐'을 외치고 '나'를 먼저 세웠다. 예전에는 '아기'가 무조건 우선순위였으나 그녀들은 자신의 인생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쪽에서 보면 인생을 똑똑하게 붙잡고 있는 것도 같고 저쪽에서 보면 자기 생각만 하고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이의 아빠 = 나의 남편이라는 공식은 최상의 답이지만 그것은 때로 비틀린다. 연애 상대가 결혼 상대가 되면 좋겠지만 남녀 모두 각자 연애와 결혼 상대의 기준이 있다. 연애의 조건 5가지에서 2가지를 첨가하면 결혼의 조건이 성립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연애와 결혼상대 각자에게 바라는 것이 완전히 반대인, 연애는 색시스런 그녀와 결혼은 조신한 그녀가 좋다는 총각들도 많을거다.
이렇게 놓고보면 결혼 안 해주는 새침한 그녀가 이해가 가는 것이다. 예전에는 더군다나 경제력을 가진 여자도 드물었으므로 어떻게든 아이의 안위를 위해 결혼은 무조건 하고 봐야 하는 것이었으니까. 얼마전 미스코리아와 축구선수의 공방을 보고 그 황씨에 대해 분노가 끓었으나 미스코리아 김씨의 처사도 현명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저렇게 했을까하고 맘이 많이 아팠으나 그녀의 앞으로의 인생이 걱정스럽고 드라마 속의 그녀들처럼 겉으로라도 쿨한척 할 수 없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중한 생명을 지울 순 없으니 애를 낳고 양육비나 청구하지 말이다. 그게 오히려 그의 평생을 따라다닐 더 큰 족쇄가 되었을텐데 말이다. 둘 사이에서 맘 고생만 하다 떠난 태아가 하늘로 편한 길을 떠났기를...
<출처: 다움 블로그 슈네라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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