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기행 1 / 반칠환
― 주상절리*에서
주상절리 입구에서
소라와 해삼을 팔고 있는
해녀 할머니는
주상절리에서 나서
주상절리로 시집와서
이마에 주상절리가 새겨지도록
물질을 해왔다고
젊은 날 당신과 할아버지 두 섬 사이에도
만경창파가 일었지만
이제는 갈수록 잔잔해진다고
오남매 자식들 뭍으로 공부시키고
손주들 용돈 주려고
소라와 해삼을 판다고
팔다가 남으면 도로
바다에 넣었다가 건져온다고
불거진 손매듭이 뿔소라 같은
파도에 지문이 씻겨간 두 손을
꼬옥 잡아드리며 나, 중얼거렸네
오 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왜 이리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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