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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둥근 방 / 안도현

by 광적 2008. 9. 29.

   둥근 방 / 안도현

 

산길을 오르다가

입을 떡 벌린 채 혼자 나뒹구는 밤송이 하나 보았다

그 입속에 알밤이 세들어 살던 둥근 방이 있었다

 

알밤이 막 빠져나간 둥근 방은

빈 해안처럼

깊고

고요하였다

 

어머니는

자궁 들어내고 안동에서 혼자 살고

어머니가 십원짜리 고스톱 치러 친구 집에 가면

안동집도 혼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