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 풍경/김상현
낮 열두 시
기차는
푸른 보리밭으로 들어가고
땡볕 흔드는
매미 울음소리 사이로
새참을 이고 가는 아낙도
푸른 보리밭으로 들어간다
학교가 끝난 한패의 아이들도
자전거 탄 우체부도
보리밭으로
보리밭으로
모두 푸른 보리밭으로 들어가고
지금은 보리밭만 보인다.
유월 햇살 가득 안고 일렁이는 보리밭 마음 출렁입니다. 환하고 푸르던 그 시절로 달려갑니다. 도심 완상용으로 심은 손수건만 한 보리밭에서도요. 그런데 이 시 보세요. 천지가 온통 푸른 보리밭이네요. 사심 하나 없는 정갈한 공감각적 묘사로 그 시절 인정 넘치는 보리밭 속으로 독자분들 초대하고 있네요.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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