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반칠환
깍뚝썰기를 해도
날 상하게 할 뼈가 없다
착, 착, 착,-
채썰기를 해도
손 물들일 피 한 점 없다
칼로 무 베다 보면 속 부끄럽다
이렇게 속 깊이 놈이 사는구나
난도질하고 남은 목
던져놓으면 수채 속일망정
파랗게 웃으며 되살아난다
숙취를 지우는 무국을 뜨며
속없이 속 깊는 법을 생각한다
『문학사상』201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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