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나/신옥철
좋은 생각이 났다
그리움을 액자 속에 넣어두어야겠다
바퀴벌레처럼 강한 식욕과 번식 능력을 갖추어 박멸이
불가능한 그를....
불 꺼지는 밤이면 활동을 개시하여
싱크대 안으로, 거실 탁자위로, 침대의 협탁, 욕실․화장대․천장․바닥
어디든지 날 찾아내어 먹어치우는 그를
이젠 박제시켜 잡아두어야겠다
그 속에서 정지 화면으로
돌아가지도 나아가지도
거두지도 멈추지도
울지도 웃지도 못하게.....
고흐처럼,
액자 속에서 최초로 만난 신처럼
그도 꼼짝 못하고 멈추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하루에 수십 번씩 다가가서 당한 만큼 희롱하며 열 받게 해야지
그에게도 고통을 알려줘야 한다
그렇다
이제 그를 액자 속에 넣어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