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종/김영주
한적한 시골시장 오래 된 묵밥집에
백발의 할매 할배 나란히 앉아 있다.
둥그런 엉덩이의자에
메뉴도 한가지뿐
반 그릇도 남을 양을 한 그릇 씩 놓고 앉아
한 술을 덜어주려
반 술은 흘려가며
간간이 마주보면서 파아 하고 웃는다.
해는 무장무장 기울어만 가는데
최후의 만찬 같은 이승의 저녁 한 끼
식탁 밑 꼭 쥔 두 손이
풀잎처럼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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