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심/우아지
이어폰 귀에 꽂고 눈길 피하는 동창생
밥 먹었니 물으려다 못 본 척 지나쳤지
사업이 무너졌다고
귀띔하는 바람결
입시를 망쳤던 날 아버지가 사주신 밥
속상한 맘 감춘 채로 눈물도 먹어버린
대낮의 저 창백한 달
든든해진 그날 뱃속
쫓아가나 쫓겨가나 모든 게 잠시더라
'언제 밥 한번 먹자' 다음도 기약 못 한
새벽녘 안친 밥 냄새
오늘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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