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건/ 박희야
철 지난 옷을 정리하다 보게 된
낡은 손수건
코끝에 흔들리는 익숙한 냄새
두 아들과 아내를 위해 뛰었을
한 여름 뜨거운 열기가 배어 있다
적시고 말리기를 수없이 한
사방 한 뼘의 천 안에서
긴 시간이 꿈틀거린다
가쁜 숨을 고르며 닦아 냈을
바쁜 손짓
허리 숙인 수만큼 구겨져 있다
뒷주머니에 축축하게 자리 잡고
얼마나 많은 눈물과 땀을 같이 했을까
아무도 모르게 혼자 견뎌 낸 무게
곱게 접어 어루만져 본다
(2019 시민공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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