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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들풀/홍사성

by 광적 2022. 11. 12.

들풀/홍사성

 

 

 

하늘 아래

가장 초라한 몸집을 가진

가장 낮은 삶을 사는

가장 질긴 목숨이다, 너는

티베트 고원 그 메마른 땅에서도 돋아나고

불탄 낙산사 뒤 숲

그 숯검댕이 속에서도 얼굴을 내민다, 너는

언제나 그랬다, 마치

양귀비꽃 앞에서는 고개도 못 들고

키 크고 잘난 놈만 보면 부끄러워하는

이름도 잘모르는 무엇이지만

언제나 선지피 같은 사랑 가슴에 품은

밟혀도 꺾여도 죽는 않는 목숨이다, 너는

이 세상 끝장날지라도

누구보다 먼저 되살아나

때맞춰 작은 꽃까지 피워내는

놀라움이다, 너는

눈물이다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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