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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쇠뜨기/박권숙

by 광적 2022. 12. 8.

쇠뜨기/박권숙

 

 

불가촉 천민으로 이 땅을 떠돌아도

너는 가을벌레처럼 흐느껴 울지마라

풀밭에 온몸을 꿇인 소처럼도 울지마라

새들 쪽방 하나 없어 어린 뱀밥 내어주고

흙 한뼘 햇살 한뼘 지분으로 받아든 죄

무성한 바람소리에 귀를 닫는 저물녘

뽑히면 일어서고 집밟히면 기어가는

너는 끊긴 길 앞에서 아무 말 묻지 마라

허공에 흩뿌린 풀씨 그 길마저 묻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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