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경전/신병은
청개구리 한 마리
폴짝 폴짝 4차선 아스팔트 길을 건넌다
고라니와 노루와 달리
너무 작아 더 위험한 청개구리는
세 번 뛰었다가 한 번 쉬고 두 번 뛰었다가 또 한 번 쉬고
그러기를 몇 번 반복해도 중앙선을 넘지 못한다
한 순간에 정지되어 버릴 것 같은 숨죽인 풍경,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넌다는 것은 목숨을 건 모험인 것을
납작하게 엎드렸다 발바닥 땀나게 뛰어도
길 건너 저쪽 청개구리 울음소리 아직 멀다
건너서 닿아야만 하는 너의 사랑을 몰래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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