光速으로 날아간 새 / 김춘기
-휴대폰 문자메시지
눈빛, 그 말없음표 손끝으로 전송하며
금속성 사연들은 교신한다, 교신한다.
날개 단 문자 메시지 미리내 향해 난다.
소리 없는 소리무리 섬광으로 번뜩이며
당신 곁 숲 속으로 불립문자不立文字 송신하면
고주파 발신음들이 감전되듯 접속한다.
물빛 푸른 이랑 속에, 노을빛 사랑 물감 풀어
빗살무늬 촘촘하게 내 마음 찍어나간다.
투명한 그대 가슴께 광속으로 헤엄쳐간다.
(제9회 금호시조상 당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