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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빈잔/홍진기

by 광적 2008. 3. 6.
빈잔/ 홍진기

언제나 내 곁에는
빈 잔이 놓여 있다
가진 것 모두 담아도
차지 않는 이 잔을
단숨에
그대로 들면 은회색 허공이 된다
언젠가 달빛 한 줄기
이 잔을 다녀갔고
아내의 한숨 소리도
가끔은 드나들지만
시대의
증언을 풀면 전쟁같은 물이 고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