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가 남긴 겨울 / 김동찬
왜 기차는 겨울 들판을 온몸으로 울고 갔을까
한낱 쇠붙이에 지나지 않는 것이
눈썹 위 눈발 하나하나 시끄럽게 했을까
선명한 칼자국으로 오려내던 기적소리
철길 위에 분분한 발자국을 끌고간 뒤
평행선 스쳐간 얼굴들 펑, 펑, 펑, 눈이 내려
붙잡을 수 없었으리. 천리길을 달려와서
훗훗한 숨 몰아쉬며 노을 속 사라진 기차.
묻힌다, 뜨거운 목소리 하얗게 덮힌다
왜 기차는 겨울 들판을 얼어붙게 했을까
아직도 눈 감으면 들려오는 적막 속으로
혼자서, 나만 혼자서 붉게 서게 했을까
왜 기차는 겨울 들판을 온몸으로 울고 갔을까
한낱 쇠붙이에 지나지 않는 것이
눈썹 위 눈발 하나하나 시끄럽게 했을까
선명한 칼자국으로 오려내던 기적소리
철길 위에 분분한 발자국을 끌고간 뒤
평행선 스쳐간 얼굴들 펑, 펑, 펑, 눈이 내려
붙잡을 수 없었으리. 천리길을 달려와서
훗훗한 숨 몰아쉬며 노을 속 사라진 기차.
묻힌다, 뜨거운 목소리 하얗게 덮힌다
왜 기차는 겨울 들판을 얼어붙게 했을까
아직도 눈 감으면 들려오는 적막 속으로
혼자서, 나만 혼자서 붉게 서게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