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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

겨울 설악산

by 광적 2008. 3. 12.

겨울 설악산/김춘기

 

 

설피 신은 시베리아기단

산을 밀며 달려온다.

계곡은 수온 모두

빙점氷點 아래로 내려놓고

눈감은 대청봉 마루 동안거에 잠겨있다.

 

한 장 남은 속옷도 벗어

맨살뿐인 저 고드름

극한의 수행이다, 허공 끝 받치고 있다.

시퍼런 어깨 언저리 바람마저 얼어붙는다.

 

하늘 벼랑 그 아래로 추락하길 마다않나

수정보다 투명해지려

임계점 넘는 빙폭氷瀑

암벽을 타고 오르는 눈보라도 숨 가쁘다.

   

(시조시학 2008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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