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설악산/김춘기
설피 신은 시베리아기단
산을 밀며 달려온다.
계곡은 수온 모두
빙점氷點 아래로 내려놓고
눈감은 대청봉 마루 동안거에 잠겨있다.
한 장 남은 속옷도 벗어
맨살뿐인 저 고드름
극한의 수행이다, 허공 끝 받치고 있다.
시퍼런 어깨 언저리 바람마저 얼어붙는다.
하늘 벼랑 그 아래로 추락하길 마다않나
수정보다 투명해지려
임계점 넘는 빙폭氷瀑
암벽을 타고 오르는 눈보라도 숨 가쁘다.
(시조시학 2008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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