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국제신문에 2009. 4. 21일자 '국제시단'란에 게재>
[국제시단] 산, 봄을 실험하다 /김춘기
0℃ 빙점 재던
하얀 커튼 활짝 열고
플라스크
비커마다
시약 듬뿍
따라 넣고
눈 시린 색채의 분산
불꽃반응 실험 중인 산
산새, 들새
노래 모아
원색 들꽃 피워내며
카메라 렌즈 향해
봄을 확확 뿌리는 대낮
계곡은 절정 맞는다
탄성 마구 질러댄다
▶시작 노트
20여 년 전 가평고 과학 교과를 가르쳤다. 그때 어떤 화합물을 태울 때 나오는 불꽃 색깔로 그 속에 포함된 원소를 알아내는 실험이 있었다.
봄에 명지산 등반 중 여러 색깔로 만개한 꽃들을 보고 봄을 실험하는 것으로 느꼈다.
마치 온 산이 과학실이 되어 불꽃반응 실험을 하는 것 같았다. 사계절의 절정은 세상의 들꽃이 폭발하여 온 산에 불을 놓는 4월이 아닐까.
▶약력- 제9회 금호시조상 우수상. 200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현재 경기도 고양시 덕양중학교 교감.
입력: 2008.04.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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