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잡기하는 봄 / 김영옥
꿀물에 젖은 꽃잔디 아코디언처럼 겹겹이 접혀 있던 서른 번의 봄을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요 우금고개를 넘어온 꽃바람이 나무둥치를 간지럼 태웁니다 남실바람에 살구색 후레아 치맛 자락이 나뭇잎처럼 날리는 강변 백사장 한 움큼 모래알 속에 오래 숨바꼭질 하던 봄. 꽃샘추위에도 아랑곳없는 산수유 노란 꽃망울 머리띠가 제일 먼저 술래의 눈에 띄었습니다. 해묵은 먼지 속에 접혀진 아코디언이 그대 앞에 서서히 펼쳐지는데요. 심호흡 크게하고 리드미컬하게 눌러대는 다섯 손가락 산마루로 번지는 빛의 교향곡에 봄은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어요. 연분홍 치마, 샛노란 저고리, 초록색 쫄바지, 보라빛 머플러, 희디흰 손수건...지상에 존재하는 빛깔이란 빛깔은 4월의 꽃바람 술래에게 죄다 들켜버렸습니다
꿀물에 젖은 꽃잔디 아코디언처럼 겹겹이 접혀 있던 서른 번의 봄을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요 우금고개를 넘어온 꽃바람이 나무둥치를 간지럼 태웁니다 남실바람에 살구색 후레아 치맛 자락이 나뭇잎처럼 날리는 강변 백사장 한 움큼 모래알 속에 오래 숨바꼭질 하던 봄. 꽃샘추위에도 아랑곳없는 산수유 노란 꽃망울 머리띠가 제일 먼저 술래의 눈에 띄었습니다. 해묵은 먼지 속에 접혀진 아코디언이 그대 앞에 서서히 펼쳐지는데요. 심호흡 크게하고 리드미컬하게 눌러대는 다섯 손가락 산마루로 번지는 빛의 교향곡에 봄은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어요. 연분홍 치마, 샛노란 저고리, 초록색 쫄바지, 보라빛 머플러, 희디흰 손수건...지상에 존재하는 빛깔이란 빛깔은 4월의 꽃바람 술래에게 죄다 들켜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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