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 신경림
버스에 앉아 잠시 조는 사이
소나기 한 줄기 지나갔나 보다
차가 갑자기 분 물이 무서워
머뭇거리는 동구 앞
허연 허벅지 내놓은 젊은 아낙
철벙대며 물을 건너고
산뜻하게 머리를 감은 버드나무가
비릿한 살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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