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산은 / 정해송
한바탕 격전을 앞둔 정적이 감돈다
은밀한 신호들이 나무 사이 오가면서
능선은 귀를 세우고 숨을 죽여 엎드린다
불꽃 튈 싸움을 예감하는 바람이
벗은 가지 끝을 전율처럼 흔들어
전신에 촉수가 서고 응전하는 자세된다
까치집 망대에서 초병이 견시하고
철늦은 눈보라가 이따금 흩날려도
녹두빛 깃발을 날리며 함성들은 오고 있다
(제6회 성파시조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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