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 문수영
먼지를 닦아내고 허전함 걷어내고 그림을 걸기 위해 벽에다 못을 칩니다
아무나 가 닿지 못할 허공인 줄 모르고
버티는 벽 속엔 무엇이 숨어 있기에 번번이 내 마음 튕겨져 나오나요?
액자 속 망초꽃들은 우수수 지는데……
어쩌면 나도 모르는 박쥐의 집이 있어 햇살에 눈이 부셔 창문을 닫은 걸까요
오늘도 몸 웅크리고 밤이 오길 기다리며
어둠 하나 보지 못한 그런 눈을 갖고서 날마다 겉모습만 꾸미고 살았으니
한 뼘도 안 되는 거리가 참 아득한 강입니다
비지땀 흘리면서 내일은 산에 올라 내 안에 흐린 안개 죄다 풀어내고 싶습니다
발 뻗고 누웠던 집이 상처 위에 핀 꽃이라니!
먼지를 닦아내고 허전함 걷어내고 그림을 걸기 위해 벽에다 못을 칩니다
아무나 가 닿지 못할 허공인 줄 모르고
버티는 벽 속엔 무엇이 숨어 있기에 번번이 내 마음 튕겨져 나오나요?
액자 속 망초꽃들은 우수수 지는데……
어쩌면 나도 모르는 박쥐의 집이 있어 햇살에 눈이 부셔 창문을 닫은 걸까요
오늘도 몸 웅크리고 밤이 오길 기다리며
어둠 하나 보지 못한 그런 눈을 갖고서 날마다 겉모습만 꾸미고 살았으니
한 뼘도 안 되는 거리가 참 아득한 강입니다
비지땀 흘리면서 내일은 산에 올라 내 안에 흐린 안개 죄다 풀어내고 싶습니다
발 뻗고 누웠던 집이 상처 위에 핀 꽃이라니!
'좋아하는 문학장르 > 좋아하는 時調'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화꽃, 떨어져서/이종문 (0) | 2008.05.30 |
---|---|
왕피천, 가을/김미정 (0) | 2008.05.30 |
깨끗한 슬픔/유재영 (0) | 2008.05.28 |
민들레 학교(동시조)/송선영 (0) | 2008.05.27 |
오디/임영주 (0) | 2008.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