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서울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한강변에 놓여 있는 다리는
과거에는 단순히 통행을 위한 구조물에 지나지 않았으나
오늘날에는 교량에 대한 예술성을 부여하여
"건너는 다리에서 보는 다리"로 그 개념이 바뀌고 있다.
그리하여 관계당국도 교량의 설계를 더욱 아름답게 하거나
야간에 각양각색의 조명을 함으로써
삭막한 도시를 화려하게 변모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 교량들을 사진촬영의 대상으로 삼아왔고,
특히 야경촬영을 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을 즐겁게 하기도 하였다.
석양을 받아 빛나는 여의도 63빌딩
때늦은 나이에 사진에 취미를 붙인 글쓴이도
삼각대를 지참하여 생후 처음으로 한강다리의 야경을 담아보았다.
야경사진은 지난번 서울시청과 남대문에 이어 두 번째이다.
여의도 세계불꽃축제가 화려하게 펼쳐진 이 날밤,
불꽃을 카메라에 담는데 실패 한 후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인파를 바라보며 매우 허탈해 했다.
학창시절에 익혔던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을 뼈저리게 느낀 저녁이었다.
축제가 끝난 후 이왕 나왔으니 야경촬영연습이라도 하기로 작심했다.
인파에 떠밀려 함께 가는 것보다는
좀 더 지체한 후 출발하면 걷기도 편하리라는 계산도 작용했다.
야간에는 노출과 셔터스피드 및 ISO를 조금만 변경하여도
사진의 품질이 많이 달라져 주간에 비해 상당히
촬영자의 의도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다는 점도 알았다.
아래의 사진은 이의 결과를 두 장씩 비교한 것이다.
여의도 모습(8s, f7.1, ISO200, M모드)/감도를 한단계 높인 것만으로도 밝은 사진이 된다.
여의도 모습(8s, f6.3, ISO100, M모드)
원효대교(6s, f5.6, ISO100, M모드)/조리개를 약간 더 열은 사진이 밝게 나온다.
원효대교(6s, f8, ISO100, M모드)
여의도와 원효대교(6s, f5.0, ISO100, M모드)/조리개의 열기는 미세해도 느낌은 상당히 다르다.
여의도와 원효대교(6s, f7.1, ISO100, M모드)
또 야경사진은 일몰 후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찍어야
파란 하늘을 담을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도
실제로 찍은 사진을 통해 확인하였다.
63빌딩과 여의도(18:35분 촬영)/하늘의 파란 빛이 남아있다.
63빌딩과 여의도(21:10분 촬영)/하늘은 어둡게 보인다.
강북강변도로 한강둔치에서 바라본 여의도와 원효대교의 야경은 눈부셨지만
역시 내공이 부족하여 엉성한 사진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주간에 강변도로 밑 한강둔치를 걸으며
바로 눈앞에 보았던 삭막한 콘크리트 구조물도
야간에는 화려한 조명을 받아 아름답게 빛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화장을 한 여성의 얼굴을 밤에 보면
더 예쁘게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이겠지.
원효대교 밑을 지나는 강북강변도로
야간 조명으로 빛나는 강북 강변도로의 교각
원효대교 뒤로 보이는 여의도
마포대교 북단에서 바라본 강변도로와 여의도
마포대교의 모습
밤에 보는 빛의 조화와 향연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항상 유혹하는 신기루이다.
앞으로 이 신기루를 좇아
얼마나 많은 밤을 헤매고 다녀야 할지 모르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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