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힘 / 박순호
담장머리에 줄지어 꽂혀있는 유리조각
저것은 오래전 완전한 모양을 갖추어 부드럽게 어루만질 수 있었던 유리병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누구도 감히 손을 짚고 담장을 넘어 설 이 없겠지만 한때 사람의 입속을 들락날락거렸던 감미로운 주둥이였을 것이다
추억은 날카로운 것
그 힘으로 저렇게 날을 세우고 장미꽃잎 위에 오후의 햇살을 퉁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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