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저 달 속에/박명숙
마을에 보름달이 막사발만하게 떠오르면
인중 길고 눈두덩 꺼진
냇가의 고목들은
흉흉한 전설 속으로 날숨을 내뿜는다.
길 잃은 계수나무 초가삼간 떠돌고
달무리 숨죽이며
물굽이 치는 여름 밤
바람도 대숲 가득히 어둠을 기어오른다.
한 종지 밀기름으로 푸른 심지 꿈틀대는
외눈박이 그대 사랑
저주처럼 진 흐를 때
저기 저 둥근 달 속에 죽지 못한 세월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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