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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있는 것들/기상

[스크랩] 슈퍼태풍, 과연 한반도에 불어닥칠까?

by 광적 2008. 9. 17.

“슈퍼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가능성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슈퍼태풍이 수년 내에 닥칠 것이라는 식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

 

작년 5월에 열린 태풍 관련 전문가 회의에 참석한 기상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은 또 근거 없는 주장으로 사회적 불안감을 부추길 필요는 없지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슈퍼태풍을 연구하고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위성사진에 찍힌 서태평양상에 발생한 3개의 태풍>


 

태풍(Typhoon)

◎ 중심 최대풍속 17m/s 이상의 폭풍우를 동반하는 열대저기압.

◎ 개미, 나리, 기러기, 너구리, 기러기, 매미, 도라지, 소나무 등 아름다운 한국이름과 사라, 마리아 같은 외국어 이름도 갖고 있는 존재.

◎ 타이푼, 허리케인, 사이클론, 윌리윌리 등 탄생지에 따라 부르는 이름도 가지각색.

◎ 엄청난 피해를 주기도 하고 단비를 뿌리기도 하는 야누스의 두 얼굴.

◎ 바로 지구상에 가장 강력하고 파괴적인 자연 현상 중 하나인 태풍이다.

태풍의 탄생

지난 2005년 8월 발생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시를 완전히 물에 잠기게 하고, 1800명의 사상자와 800억 달러의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히면서 전세계를 충격이 도가니로 몰고 갔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마다 6~7개의 태풍이 발생하고 이 가운데 2~3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상학자들은 지구의 열평형을 위해 태풍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태풍은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모아 강한 바람과 비를 품고 고위도로 이동하는 기상현상이다. 즉, 지구의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적도지방의 남는 에너지를 싣고 고위도로 향하는 급행열차인 셈이다.

태풍은 열대 바다에서 태어난다. 열대 바다는 덥기 때문에 종종 상승기류가 발생하는데 이런 지역은 다른 곳보다 기압이 낮은 '저기압' 상태가 된다. 그리고 주변으로부터 저기압의 중심부로 바람이 불게 된다. 만약 지구가 평평하고 자전하지도 않는다면 그냥 똑바로 직선방향으로 바람이 불게 되지만 지구가 자전하는 힘 때문에 바람이 휘어 불게 된다.

이런 효과를 '코리올리 효과'(Corioli's Effect)라고 부른다. 즉 빠르게 도는 회전판 위에서 공을 던지면 공이 휘는 것과 같다. 이 코리올리 효과 때문에 북반구에서는 바람의 방향이 계속 오른쪽으로 휘게 되고, 사방에서 이런 바람이 모여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태풍이 생기는 것이다. 남반구에서는 반대로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태풍이 생긴다.

 

 
수퍼태풍 주의보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태풍의 위력도 커졌다. 태풍은 주변으로부터 뜨거운 수증기를 빨아들이며 성장하는데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뜨거운 바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증기를 먹으며 자라는 특성 때문에 소형 태풍이 수증기가 많은 장마전선을 만나면 대형 태풍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슈퍼태풍'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태풍은 최대 풍속에 따라 '약한 태풍' '중간 태풍' '강한 태풍' '매우 강한 태풍' 4가지로 분류하는데 슈퍼태풍은 매우 강한 태풍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태풍이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는 최대 풍속 초속67m 이상의 태풍을 슈퍼태풍으로 분류했다. 카트리나의 최대 풍속이 초속70m 정도였으니 슈퍼태풍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면서 우리나라에도 슈퍼태풍이 올 수 있다는 위기설이 보도되고 있다. 3월에 열린 '기상학술심포지엄 2007'의 보고서에 따르면 연평균기온이 3~4도 올라가면 슈퍼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카트리나급의 슈퍼태풍이 오면 어떻게 될까? 카트리나 같은 초특급 태풍이 우리나라를 습격하면 어떻게 될까? 지난해 11월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오재호 교수팀이 2030년 카트리나 같은 슈퍼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했을 때 일어날 상황을 컴퓨터 모의실험하는 데 성공했다. 오 교수팀의 모의실험 결과에 따르면, 초속 60m의 강풍과 함께 폭우가 쏟아지고 집채만 한 해일이 부산을 덮치며 남해안을 지나는 수십만 톤급 대형 유조선이 파도에 뒤집힌다. 하루에 1000㎜의 비가 억수같이 퍼붓자 서울에선 여의도가 물에 잠기고 국내 최대 규모의 소양강댐마저 맥없이 무너지고 만다.

 

오 교수팀이 예측한 슈퍼태풍의 위력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지름 1m가 넘는 나무도 뿌리째 뽑아낼 수 있고 지나가는 대형 트럭도 뒤집을 수 있다. 땅 위에 있는 웬만한 건축물도 슈퍼태풍의 강풍 앞에서는 추풍낙엽 신세다. 슈퍼태풍의 강풍에 엄청난 집중호우가 동반된다면 그 피해는 감히 상상하기 힘들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허창회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태풍에서 바람의 강도뿐 아니라 집중호우의 정도가 중요하다. 8월과 9월 우리나라의 하루 평균 강수량은 1954~1977년 57㎜에 1978~2005년 103㎜로 급증했다. 1970년대 후반 이후 하루 강수량이 100㎜가 넘는 집중호우는 대부분 태풍과 함께 쏟아졌고, 1980년대 이후에는 집중호우의 하루 강수량이 300㎜ 넘기도 했다. 2002년 태풍 ‘루사’가 강릉을 관통했을 때 하루에 870㎜의 비가 내려 강릉이 물바다가 됐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위성사진과 그 피해사진>

 

방재가 최선

태풍을 막을 방법은 아직 없다. 태풍의 길목을 예상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다행히 태풍이 지나가는 길목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중국 남부를 향해 북서쪽으로 이동하던 태풍은 대략 북위 30도에서 방향을 틀어 북동쪽으로 운행한다. 태풍도 소위 'S라인'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 경로는 일본 오키나와 남단의 북위 30도를 기준으로 남쪽은 무역풍이 불고 북쪽은 편서풍이 불기 때문이다.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은 북태평양에서 만들어진 태풍이 북서쪽(중국 남부나 동남아시아)을 향하게 하고, 동쪽으로 부는 편서풍은 태풍의 진로를 다시 일본 쪽으로 틀게 만든다. 일기예보를 할 때 이점을 고려해 태풍의 경로를 예측한다.

그러나 태풍의 경로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모든 기상현상과 마찬가지로 태풍도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상청이 태풍의 예상 경로를 보도할 때 '점'이 아니라 '넓은 원'으로 표시한다. 넓은 원 안의 어딘가에 있을 확률은 70%다.

더구나 태풍이 두 개 이상 동시에 생기면 예측은 더 어려워진다. 한 태풍이 다른 태풍의 진로와 강도에 영향을 주는데 이를 '후지와라 효과'(Fujihwara Effect)라고 한다. 태풍 둘이 합쳐져 큰 태풍이 되기도 하고, 한 태풍이 다른 태풍의 영향을 받아 소멸되기도 한다. 태풍의 피해를 줄이는 것만큼이나 태풍의 경로를 예상하는 것도 힘든 실정이다.

 

우리나라에 수십 년 내에 슈퍼태풍이 오기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 바다의 수심 50m 이하에는 8~13℃의 해수가 존재하는데 이를 '저층냉수'라고 한다. 태풍이 오면 강한 바람과 저기압으로 이 저층냉수가 해수면으로 올라오게 돼 태풍을 약화시킨다. 차가운 물이 태풍의 저기압 강도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중위도 지역이라 태풍이 올라오면서 힘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르면 23년 뒤 급습 태풍 관련 전문가 회의에 참석했던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슈퍼태풍이 우리나라를 습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풍의 강도가 세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라 한반도 인근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태풍의 사촌 격인 허리케인을 살펴보면 출현 숫자도 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허리케인의 발생률은 수십 년 전에 비해 더 높아졌고 지난 12년 중에서 9년간 평균보다 많은 허리케인이 발생했다. 미국해양대기국(NOAA) 기후예측센터에 따르면 1995년 이래 대서양 수온이 정상보다 더 높아져 허리케인이 발생하기에 좋은 조건이 갖춰졌다고 한다. 열대폭풍이 뜨거워진 바다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아 허리케인으로 자라난다는 뜻이다.

 

앞으로 슈퍼태풍의 출현 가능성을 무시하면 안 된다. 오 교수팀이 컴퓨터 모의실험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영국 기상청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23년쯤 슈퍼태풍이 한반도를 습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후 예측 관점에서 보면 앞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지금보다 더 강력한 태풍이 발생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출처 : 스노우의 음악공간
글쓴이 : 스노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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