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사는 우체통/김광순
바닷가 우체통에 한 마리 고래가 산다
뱃길마다 햇살 부신 지느러미를 깔고
그리움 얼마나 크면 등에 푸른 혹이 날까
오늘도 수평선 너머 귀를 여는 아침이면
돌고래 타고 온 기다림을 걷어 내고
짧은 밤 기척도 없이 기대앉아 읽고 있다
그 파도 사이사이에 들려오는 하모니카 소리
어부의 안방처럼 한 폭 바다는 밀려와서
바닷가 빨간 우체통에 꼬리 붉은 고래가 산다
김광순 시집"물총새의 달"[동학시인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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