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손 / 이상범
두 손을 펴든 채 가을 별을 받습니다
하늘빛이 내려와 우물처럼 고입니다
빈 손에 어리는 어룽이 눈물보다 밝습니다
비워 둔 항아리에 소리들이 모입니다
눈발 같은 이야기가 정갈하게 찟깁니다
거둘 것 없는 마음이 억새꽃을 흩습니다
풀향기 같은 성좌가 머리위에 얹입니다
죄다 응시하고 용서 받고 싶습니다
가을 손 조용히 여미면 떠날 날도 보입니다
'좋아하는 문학장르 > 좋아하는 時調'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모래 은모래/이태순 (0) | 2013.03.06 |
---|---|
코스모스/김경옥 (0) | 2011.11.28 |
고래가 사는 우체통/김광순 (0) | 2010.07.30 |
장다리꽃/김영란 (0) | 2010.04.29 |
진행형이다 / 박희정 (0) | 2010.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