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살 / 김기택
좌판 위에 쌓인, 털이 없어 추운
한 무더기 하얀 닭살.
온몸 가득 탱탱하게 돋은
오돌토돌한 닭살.
억센 손아귀가 낚아챘을 때
놀라 온몸이 가려웠을 닭살.
식칼 앞에서 전율했을 때
더 힘차게 돋아났을 닭살.
추울수록 힘이 생겨
딱딱하게 발기되는 닭살.
발 없는 다리 머리 없는 목에서도
조금도 움츠러들 줄 모르는 닭살.
고기가 된 지금도 가시처럼
꼿꼿하게 머리를 내미는 닭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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