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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닭살 / 김기택

by 광적 2012. 5. 30.

     닭살 / 김기택



좌판 위에 쌓인, 털이 없어 추운

한 무더기 하얀 닭살.

온몸 가득 탱탱하게 돋은

오돌토돌한 닭살.

억센 손아귀가 낚아챘을 때

놀라 온몸이 가려웠을 닭살.

식칼 앞에서 전율했을 때

더 힘차게 돋아났을 닭살.

추울수록 힘이 생겨

딱딱하게 발기되는 닭살.

발 없는 다리 머리 없는 목에서도

조금도 움츠러들 줄 모르는 닭살.

고기가 된 지금도 가시처럼

꼿꼿하게 머리를 내미는 닭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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