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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만복열쇠점 / 박해성

by 광적 2013. 9. 5.

               만복열쇠점

 

                                                박해성

 

 

척하면 열려라 뚝딱,

천국 문도 연다는

우리 동네 공인 9단 열쇠 장인 김만복 씨

꽉 잠긴 생의 비상구, 정작 열 줄 모르면서

 

헌 잡지처럼 찢어버린 과거는 묻지 마라.  

기꺼이 갇혀 사는 반 평 독방 컨테이너

탈옥은 꿈꾼 적 없다

반가부좌 부처인 듯

 

호적조차 말소당한 애물단지 스쿠터는

꽃을 받고 훌쩍이던 다 늙은 아내인지

이따금 딸꾹질하는 빗장뼈가 수상한데

 

온 세상 잠긴 문은 노다지, 노다지라

불러줍서예!

집집마다 전화번호 붙여놓고

가지 중에 하나

느긋이 찻물 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