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복열쇠점
박해성
척하면 열려라 뚝딱,
천국 문도 연다는
우리 동네 공인 9단 열쇠 장인 김만복 씨
꽉 잠긴 생의 비상구, 정작 열 줄 모르면서
헌 잡지처럼 찢어버린 과거는 묻지 마라.
기꺼이 갇혀 사는 반 평 독방 컨테이너
탈옥은 꿈꾼 적 없다
반가부좌 부처인 듯
호적조차 말소당한 애물단지 스쿠터는
꽃을 받고 훌쩍이던 다 늙은 아내인지
이따금 딸꾹질하는 빗장뼈가 수상한데
온 세상 잠긴 문은 노다지, 노다지라
불러줍서예!
집집마다 전화번호 붙여놓고
萬 가지 福 중에 하나
느긋이 찻물 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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