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의 그림자는 밤에 자란다
오서윤
상승과 하강으로 사람들 삼켰다 뱉는
저 빌딩은 철옹성 한 마리 회색 공룡
치켜 뜬 층층의 불빛 송곳니처럼 번득인다
낮 동안 접힌 어둠 날갯짓 포효하자
도심 하늘 가르며 그림자 뻗어간다
허기진 공복 채우듯 창문을 덥석 문다
바닥에 달라붙어 따개비로 웅크린 나
궤도 잃은 몸뚱이 솟아오를 수 없어
얕은 잠 뒤척임조차 그늘로 짙어진다
(2014년 10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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