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만 참돌고래 떼/ 박수근
동해 몸 푸는 날, 장생포 푸른 개화
태평양 가로질러 몇 날을 달려와서
흥겨운 저 유영의 꿈, 군무를 펼친다.
숨결이 멎는다, 한 무리 참돌고래
바다는 차라리 현란한 한편 뮤지컬
하나된 객석과 무대, 절정으로 치닫는다.
잔등을 짓누르는 가늠 못할 생의 무게
물살을 거스르며 들붙은 역마살이
버거운 자맥질되어 바닷길에 몸 누인다.
진객을 떠나보내고 서럽게 우는 물결
텅 빈 무대 위에 걸터앉은 저녁놀에
비켜선 울기등대가 목을 빼고 기다린다.
(2014년 11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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