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박명자
부엌 구석에 눈칫밥 얻어 먹으며
옆구리 쥐어박히면서
수채 구멍에 코 박으면서
모질게 모질게 생의 고개를 넘던 옥남이
헌옷가지 주워 입고 누룽지 훑어 먹으며
열 발가락 열 손가락 무좀에 떠밀리면서
재취자리 전실 자식 뒷바라지 한다더니
어느 해 남편 잃고 머리 풀고 울고 울다가
아침 논둑 끝에 와서
맨 발로 서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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