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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풀/박명자

by 광적 2020. 10. 5.

        풀/박명자

 

 

 

부엌 구석에 눈칫밥 얻어 먹으며

옆구리 쥐어박히면서

수채 구멍에 코 박으면서

모질게 모질게 생의 고개를 넘던 옥남이

헌옷가지 주워 입고 누룽지 훑어 먹으며

열 발가락 열 손가락 무좀에 떠밀리면서

재취자리 전실 자식 뒷바라지 한다더니

어느 해 남편 잃고 머리 풀고 울고 울다가

아침 논둑 끝에 와서

맨 발로 서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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