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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바람에게/정순자

by 광적 2021. 1. 22.

바람에게/정순자

 



사람이
땅 위에 길을 내기 전에는
온세상이 길이었다

사람이
길을 내기 시작하면서 길은 없어지고
드디어 세상은 벽이요
울타리요 장애물 천지가 되었다

바람의 길은 없다 그래서
길이 없는 세상이 온통
바람의 길이다

바람은
태산 준령도 바다도
하늘도 모두가 길이다

꼭 막힌
내 가슴 속까지 파고들어
심장을 벌렁거리게 하는 바람아

마지막, 내 속에서
네가 빠져 나가면
내 숨은 멈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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