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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웃는 돼지머리/주용일

by 광적 2021. 9. 1.

는 돼지머리/주용일

 

 

 

중앙시장 순대골목 진열장에는
얼굴 가득 미소 띤 돼지머리가 수두룩하다
대웅전 부처님처럼 거룩하다
생사를 놓아버리고
모든 집착에서 벗어났다는 표정이다
웃음 직전까지의 번뇌는 생략되었기에
목을 지나간 칼날의 날카로움을
사람들은 헤아리지 못한다
두 눈 지그시 감고 골목 내려보며
유리상자 안에서 돼지머리가 웃는다
잘린 목의 무수한 여래들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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