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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야초(野草)/김대규

by 광적 2021. 9. 5.

야초(野草)/김대규

 

 

 

돈 없으면 서울 가선

용변도 못 본다.

오줌통이 퉁퉁 불어 가지고

시골로 내려오자마자

아무도 없는 들판에 서서

그걸 냅다 꺼내들고

서울 쪽에다 한바탕 싸댔다.

이런 일로 해서

들판의 잡초들은 썩 잘 자란다.

서울 가서 오줌 못 눈 시골 사람의

오줌통 불리는 그 힘 덕분으로

어떤 사람들은 앉아서 밥통만 탱탱 불린다.

가끔씩 밥통이 터져 나는 소리에

들판의 온갖 잡초들이 귀를 곤두세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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