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신도림역/이재무

by 광적 2021. 9. 5.

신도림역/이재무

 

 

 

검고 칙칙한 지하선로

살찐 쥐 한 마리 걸어간다

누군가 검붉은 침을

아직 불이 살아 있는 담배꽁초를

그의 목덜미께로 뱉고 던진다

쥐는 동요하지 않는다

전방 오백 미터 화물열차가

씩씩거리며 달려오고 있다

그는 동요하지 않는다

선로를 가로질러 태평하게 저 갈 곳을 가는

그는 나보다도 서울을

잘 살고 있다

 

한 무리의 쥐들이 열차에 오르고 있다

'좋아하는 문학장르 > 좋아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날랜 사랑/고재종  (0) 2021.09.07
어떤 출토/나희덕  (0) 2021.09.05
담쟁이의 집/최정례  (0) 2021.09.05
백담사/이성선  (0) 2021.09.05
소를 웃긴 꽃/윤희상  (0) 2021.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