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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담쟁이의 집/최정례

by 광적 2021. 9. 5.

                         담쟁이의 집/최정례

 

 

  길가 축대를 기어오르다 말고 담쟁이가 물들어가고 있었다. 

양이 비껴가는 넝쿨 끝에서 이 계절을 기억해둬, 기억해두라구!

 

  창의 방충망까지 타고 올라와 내 책상을 들여다보던 이파리들,

수줍게 발개지며 달라붙던 어린애 이빨 같은 것들.

 

  인간은 자기 집을 소유할 권리가 있는 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

는 걸 가르쳐준 집, 빚에 몰려 급히 팔아버린, 매매계약서에 도장

, 찍고는 다시는 안 보려고 멀리 돌아 지나다니던 담쟁이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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