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3 /권재효
-청보리의 들녘
저 바람을 담아갈까 보다.
청보리 들녘에서
천방지축 뛰노는 바람
소맷자락에도 담고
바짓가랭에도 담고
오월, 가파도의 바람 속엔
오할 쯤의 청보리 내음과
삼할 쯤의 그리움과
또 이할 쯤의 갯내음이 섞여 있다
앞만 보고 달려가다
돌담에 갇혀
멸떼처럼 팔딱거리는 바람
뭍에서 구경 온 이들
탄성을 지른다.
청보리 물결 하얗게 부서지면
옷을 적시며 깔깔거리는 사람들
보리깜부기로 검게 칠한
내 유년의 얼굴이 싱긋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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