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춤/박지웅
고향집에 가면
어미는 칼부터 든다
칼이 첫인사다
칼은 첫 문장이다
도마에 떨어지는 칼 소리
저 음질들을 맞추어 읽는다
부부의 물을 베던 칼
부엌에서 할짝할짝 울던 칼
나를 먹이고 키우던 칼
먼 길 돌아온 내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는 칼
어미는 날 앉히고
칼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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